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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간결하게 만들고 싶다.

 

페이스북의 설립자 마크 저커버그는 과거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육아휴직이 끝난 후 복귀 첫날 뭘 입을건지 고민하는 글과 함께 자신의 옷장 사진을 올렸다. 공개된 사진 속 옷장에는 옅은 회색 반팔 티셔츠 9벌과 짙은 회색 후드티셔츠 6벌이 일렬로 걸려 있었다.

‘왜 똑같은 옷을 입고 다니느냐’는 질문에 저커버그는 ‘삶을 간결하게 만들고 싶다. 공동체에 기여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제외하고는 최소한의 의사결정만 하고 싶다’고 말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로 연일 시끄럽다. 언제부터인지 가늠조차 되지 않을 정도로 오랜 기간 첨예하게 대립하던터라 검찰과 경찰 양쪽의 주장은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최근에는 야당 현역 국회의원의 발언을 단초로 신문지면을 동물농장으로 만들어버렸다. 안타까운 일이다. 그나마 우리 사회가 경찰을 개, 제1 야당을 돼지로 둘 만큼 후진적인 시스템이 아니라는 사실이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각종 미디어를 통해 객관적인 정보를 알 수 있고, 온・오프라인을 통해 자유로이 의견을 교환할 수 있다. 누가 개인지 돼지인지는 성숙한 사회 시스템으로 말미암아 국민 스스로 판단할 것이다.

수사권은 주권자인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보장하는 여러 수단 중에 하나다. 하지만 신체를 구속할 수 있다는 강제성으로 인해 가장 엄격한 잣대를 갖춰야할 장치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수사권이 양대 권력기관 밥그릇 싸움의 도구로 전락했다. 안타까운 일이다.

수사권은 말이 권한이지 실은 신성한 의무다. 특정 집단에 어떠한 특혜나 권리를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책임과 의무를 지우는 것이다. 서로 갖겠다고 싸우기보다 어떻게 써야할지 고민하고 부담스러워해야 정상아닌가.

수사권이 정치적 논리로 쉽게 주거나 빼앗을 정도로 가벼워졌다. 언제부턴가 수사권 조정이 선심성 떡인냥 대통령선거의 주요 공약으로 내세워졌다.

최근에는 일부 수사에 불만이 있는 입법권자들이 수사권을 흥정 대상으로 삼았다. 안타까운 일이다. 세 치 혀로 주거니 받거니 할 정도로 가벼운 권한이 아니다.

여론몰이가 아닌 언론플레이가 아닌, 법률과 제도로서 어느 것이 더 합리적으로 국민의 인권을 보호하는 것인지 무겁게 고민하고 또 고민해야 될 대상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옆 사무실 나의 동료들은 증거를 분석하고, 피의자를 신문하고 관련 판례를 검색한다. 검찰에서도 마찬가지일테다. 목표는 동일하다.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여 분쟁을 해결하고 사회정의를 실현하면서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것이다.

수사권으로 우리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무엇인지만 해도 고민거리가 넘쳐난다. 하물며 여태 진흙탕 싸움의 연속이라니. 이쯤에서 마크 저커버거의 회색 티셔츠를 한 번쯤 곱씹어봤으면 좋겠다.

어떻게 하면 실체적 진실 발견과 국민의 기본권 보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잘 잡을 수 있을까만 고민하고 그 외에는 최소한의 의사결정만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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