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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썬키스트’를 배워야 거창농산물이 산다.

= 하나의 브랜드, 일관된 품질로 승부해야 =

 

“은행 임원들이 부러워할 만큼 농민소득을 높일 수는 없을까? 은행원들이 농가에 찾아가 예금상품을 팔게하고 마을회관 단골손님으로 만들 방법은 없을까?” 농산물 유통을 고민하던 시절에 품었던 희망이었다.

전문가들은 농산물 유통에서 풀어야 할 3대 과제로 ‘효율성 낮은 유통구조, 높은 가격변동성, 산지와 소비지 가격의 비연동성’을 든다.

먼저, 효율성 낮은 유통구조를 살펴보자. 농산물의 특성상 가격대비 큰 부피와 중량, 부패와 감모, 분산된 산지, 5~7단계의 복잡한 유통경로를 거치다 보면 배추 한 포기를 농민은 290원에 팔고 소비자는 1,400원에 구입하게 된다.

두 번째는 높은 가격 변동성이다. 몇 년전 배추파동 당시, 도매가격이 하루만에 54.4% 급등했다가 다음날 33.5% 급락한 적이 있다. 비탄력적 수요·공급 체계와 경매제의 내재적 한계를 드러내는 반복적인 현상이다.

마지막은 산지 공급가격과 소비지의 가격연동성이 취약하여 산지가격 하락에도 소비지가격은 충분히 하락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러한 3대 과제를 극복할 방법은 없을까? 공산품과 같이 농산물의 가격을 농부가 정할 수 있다면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가치를 팔고 유통규모를 키워야 가격결정권을 갖는다.

소비자는 신뢰, 일관된 품질, 항상성과 균질함을 요구하고 가치에 지갑을 연다. 워런버핏은 ‘가격은 우리가 내는 돈’, ‘가치는 우리가 얻는 것’이라 했다. 우리는 무엇을 팔아야 할까? 상품이 아니라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안심 먹거리’라는 가치를 팔아야 한다.

오이 주산지로 부상한 상주시는 2003년부터 오이 공동선별 작목반을 결성 육묘와 품종을 통일하여 선별의 효율성을 높였다. 엄격한 조직 관리와 품질관리로 우수한 품질의 오이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또한, 수도권에는 작은 오이를 지방에는 큰 오이를 선호하는 특성에 맞게 출하해 특품 비율과 농가소득을 높였다. 많은 물량을 바탕으로 시장 교섭력을 갖추고 도매시장에서 부당한 대우를 차단했다고 한다.

오렌지의 대명사인 썬키스트는 세계최대의 품목농협이다. 1908년 ‘Sunkist’를 통합상표로 등록하고 브랜드 파워를 높이기 위해 12.5%는 ‘Sunkist’로, 37.5%는 ‘SK'로 상표를 부착하여 시장에 내 놓았다. 소포장으로 판매하고 품질기준에 미달하는 상품처리를 위해 가공사업에도 뛰어 들었다. 연합회 소속 검사관을 두고 계통 선과장과 도·소매업체를 매일 방문해 품질규정 준수를 체크한다고 한다. 위 두 사례의 공통점은 공동선별·공동판매를 통한 규모화는 물론, 품질의 균질함과 항상성을 유지했다는 것이고, 엄격한 품질관리로 소비자에게 신뢰를 주었다는 점이다.

►우리 작목반 품질이 우수하다?

과실의 맛은 자연환경에 영향을 가장 많이 받고, 토양, 비배관리, 미량원소의 시용, 병해충관리와 같은 여러 가지 복합요인으로 결정된다. 작목반마다 공통된 주장을 한다. 우리 작목반에서 생산되는 과실이 가장 맛있고 농사기술이 가장 우수하다는 주장이다. ‘작목반 또는 권역별 유통을 할 수 밖에 없다’는 이유라고 한다. 반대로 유통업자들은 농민들의 단합을 견제한다. 필요한 물량을 적정한 가격에 확보하기 위해 작목반 단위의 거래를 부추기는 경우도 있다. 앞에서 언급한 두 가지 사례를 통해 살펴본 바와 같이 작목반 단위의 소규모 유통은 지속가능한 발전을 어렵게 하고 시장장악력을 떨어트린다.

►공동브랜드 가치를 높이면 시장에서 수염을 만질 수 있다.

우리군은 작목반마다 고유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 공동브랜드가 출범한지 몇 년이 지난 현재까지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하나의 브랜드, 일관된 품질관리로 유통구조를 규모화 시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작목반별로 가진 노하우를 공유해 우리군의 노하우로 만들고, 엄격한 품질기준과 공동선별·공동출하를 통해 전국 도매시장에 공급해서 거창의 공동브랜드 파워를 높여나가야 한다. 그래야만 도매시장에서 차별을 받지 않고 높아진 가격 조정력으로 ‘에헴!’을 할 수도 있다. 머지않은 장래에 ‘거창한사과’, ‘거창한딸기’라는 공동브랜드가 사과 딸기 가격을 결정하고 주류시장에서 평가 받기를 희망해 본다.

(경주시 사례)

토마토 생산의 맹주로 부상한 경주시는 2009년 공동마케팅 조직을 결성하고 공동선별 공동계산 체계를 정착시켰다. 물론 기존 작목반의 기득권 주장과 약속파기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으나, 대표이사의 끈질긴 설득으로 지역조합과 작목반의 참여를 이끌어 냈다고 한다. 경주시 산지유통센터에서는 입고장을 통과한 농산물은 출하농가가 관여하지 못하게 했으며, 농가당 선별 인터벌을 30초 이내로 단축해 공동선별의 효율성을 높였다. 공동출하를 통해 얻어진 빅데이터가 무조건 큰 것이 비싸다는 대과 중심에서 가격이 높은 중과 중심 생산 패턴의 변화도 이끌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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