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신부 성폭력 관련 사죄…“피해 여성께 용서 청해”

  • 등록 2018.02.26 10:5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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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수원교구·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사과문 발표

 

(부산/최록곤 기자) = 천주교 사제의 성폭행 시도가 성폭력 피해 사례를 공개하는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운동으로 폭로된 가운데 가해자 신부가 속한 천주교 수원교구가 피해자와 신자들에게 서한을 보내 사죄했다.

이 주교는 “교구장으로서 사제단을 잘 이끌지 못한 부덕의 소치로 이러한 사태가 벌어져 그동안 깊은 상처를 안고 살아오신 피해 자매님과 가족들 그리고 교구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국내외 많은 여성들이 자신의 인권과 존엄에 심각한 훼손을 일으킨 성폭력 피해 사실을 용기 있게 고발함으로써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여성에 대한 부도덕한 행위가 밝혀지고 있다. 이러한 그릇된 행위는 교회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며 “이번 일을 거울삼아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고 속죄하는 마음으로 그릇된 것들을 바로 잡아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하 사제단)도 이날 참회문을 발표했다. 사제단 대표 김인국 신부는 “한모 신부가 7년 전 남수단에서 행한 비참한 일에 대해 깊이 참회한다”며 “인간의 영혼을 어둡고 슬프게 만든 그의 폭력은 저희 사제단이 함께 매 맞고 벌 받을 일임을 인정하고, 기나긴 세월 남모르는 고통을 겪으신 피해 여성께 삼가 용서를 청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한모 신부는 엄연히 사제단의 일원이며 형제이기에 그의 죄는 고스란히 우리의 죄”라고 고백하며 “지극히 부끄럽고 불행한 일이지만 이를 본분을 회복하는 계기로 삼고 수덕이라는 본연의 사명에 더욱 힘쓸 것과 교회 쇄신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사제단도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다”고 다짐했다.

최근 수원교구 신도 김민경 씨는 한 방송에 출연해 7년 전 아프리카 남수단 선교 봉사활동 당시 한모 신부로부터 성폭행을 당할 뻔했던 사실을 폭로했다. 김 씨에 따르면 한 신부는 식당 문을 잠그고 김 씨에게 강간을 시도했다. 강하게 저항한 김 씨는 그 과정에서 눈에 멍이 들기도 했다. 이에 수원교구는 한모 신부에 정직 처분을 내리고 후속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한모 신부는 지난 2012년 남수단에서 귀국해 수원시내 한 성당 주임사제로 활동해왔다.

최록곤 기자 기자 leonai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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