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국제연극제 지원 중단 결정

  • 등록 2016.05.05 14: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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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계 당사자들 양보 없어 의회조건 충족 어려워

(거창=경남도민뉴스) 박현섭 기자 = 거창국제연극제가 개최권을 놓고 파행을 겪다 결국 거창군(거창군수 양동인)에서  2개의 연극제는 득보다 실, 극약처방 불가피로 예산지원 중단을 결정했다.

양동인 거창군수는 지난 4일 그동안 진행된 일련의 과정들을 알리고 토론회를 겸하면서 2시간동안 지역주민, 거창군의회, 문화예술단체, 언론인 등 100여명이 참석한 설명회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거창국제연극제는 사단법인 거창연극제육성진흥회(이하 진흥회)에서 개최해 왔으나 진흥회 내부 갈등이 계속되고 급기야 지난해에는 대학연극제를 2개 단체에서 비슷한 시기에 개최하는 파행으로까지 치달았다.

거창국제연극제는 전국 유일의 야외연극제로 자리잡고 국·도비와 군비가 지원되면서 덩치를 키워왔다. 그러나 예산집행의 투명성 문제로 최근 몇 년간 감사원과 사법기관의 조사로 몸살을 앓고 문화체육관광부의 축제 평가에서도 최저등급으로 평가를 받으며 휘청거렸다.

지난해에는 지역의 중요한 문화자산인 연극제를 되살리기 위해 거창군의회가 나섰다. 2015년 12월, 2016년도 연극제 지원예산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28회 연극제는 ‘거창군 직접시행’을 조건으로 군비 3억 2천만원의 예산을 승인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국비 3억원과 도비 2억원이 지난 3월에 확정되고 4월 4일에는 ‘군 직접시행’을 위해 관계공무원과 전문가가 포함된 8인의 운영위원회를 구성했다.

반면, 거창국제연극제의 상표권을 쥐고 있는 진흥회는 내부갈등으로 인한 고소 고발, 임원 해임과 변경등기를 거치며 심각한 내홍이 행사가 임박한 현재까지 어어지고 있다. 진흥회 측이 2016년도 행사기간(7. 29 ~ 8. 15)까지 확정하고 참가신청을 받으면서 강행하고, 급기야 ‘군 시행 연극제’와 함께 2개의 연극제가 개최되는 상황까지 내몰렸다.

이런 사태 와중에 4·13재선거로 당선된 양동인 군수가 취임하고 연극제와 ‘군 직접시행’이라는 의회권을 살리기 위해 진흥회측 인사를 운영위원회에 포함시키는 중재안을 가지고 마라톤 회의와 당사자간 합의를 도모했으나 양보없는 평행선을 달리면서 중재에 실패했다.

양동인 거창군수는 “군 직접시행이라는 의회 조건, 2개의 연극제를 전국에 알릴 수 없는 점, 예산을 지원 받을 수 없는 사람이 진흥회 대표로 있는 점, 진흥회에서 자력으로 연극제를 개최하겠다는 통보를 해 온 점, 진흥회의 양보 없이 군 직접시행시 상표권 분쟁 소지, 연극제 명칭을 변경해서라도 군에서 직접 개최하더라도 국·도비를 지원받을 수 없는 점을 고려했다”고 밝히며 “군비 지원도 어렵고 국·도비도 반납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설명회 참석자들은 하나 같이 “거창의 자랑인 연극제가 이 정도로 복잡하게 얽히고 누더기가 된 줄 몰랐다.”고 안타까워 하면서도 이런 사태까지 끌고 온 연극 관계자들과 행정력을 질타했다.

이번 거창군의 결정은 극약처방으로 보인다. 올해 28회째를 맞는 거창국제연극제가 순수 민간주도로 열리게 되면 재정, 개최장소, 홍보역량 문제 등 여러 가지 장애요인으로 초라해 질 수 밖에 없다. 연극제를 되살리기 위한 거창군의 처방이 환부를 도려내는 수술이 필요할지 자가 면역으로 치료되어 거창군민의 자긍심을 되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현섭 기자 기자 phs439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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