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대출판부 김종길, 인문여행 에세이 '지리산 암자 기행'펴내

  • 등록 2016.07.12 08:5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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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암자를 본격적으로 다룬 첫 단행본

(진주/정희나 기자) = 경상대 출판부 김종길 편집장이 인문여행 에세이 『지리산 암자 기행』(미래의 창, 304쪽, 1만 5000원)을 펴냈다고 밝혔다.

‘지리산 암자 기행’은 10년 넘게 지리산 암자 50여 곳을 모두 탐방한 김종길 편집장이 지리산의 역사와 문화를 오롯이 품고 있는 23곳의 암자를 배경으로 ‘참나’를 구하는 고요한 자유의 길을 모색한다. 책의 부제는 ‘고요한 자유의 순간으로 들어가다’이다.

‘지리산 암자 기행’은 김종길 편집장이 2014년 7월부터 2015년 7월까지 1년간 <오마이뉴스>에 필명으로 연재한 ‘김천령의 지리산 오지 암자 기행’을 수정ㆍ보완한 것으로, 지리산 암자를 본격적으로 다룬 첫 단행본이다.

저자는 자신이 소개할 지리산 암자 23곳을 크게 6가지로 나눈다. ‘천하제일의 참선 암자’에서는 벽송사, 상무주암, 칠불암, 백장암을 소개한다. ‘지리산 제일의 전망대’에서는 금대암, 원통암, 사성암, 문수암으로 독자들을 이끈다. ‘하늘이 감춘 은둔의 땅’에서는 묘향대, 문수대, 우번대, 상선암을 보여주고, ‘지리산의 별천지’에서는 영원사, 구충암, 국사암, 불일암을 보여준다.

‘피안으로 가는 길’에서는 서암정사, 삼불사, 법계사, 연기암 가는 길로 안내한다. ‘잃어버린 암자를 찾아’에서는 개령암지, 천불암과 향적사를 찾아 떠난다. 부록으로 지리산 암자 탐방 지도도 실었다.

이 책에서 저자도 다수 인용하듯 옛 선현들은 많은 수의 지리산 유람기를 남겼다. 내로라하는 선비들이 지리산으로 모여들어 보고 느낀 바를 기록으로 남긴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지극히 아름다운 절경’을 손꼽을 수 있다.

특히 ‘금대 지리’라고 불릴 만큼 금대암에서 바라보는 지리산 풍경은 최고로 꼽힌다. 저자에 따르면 ‘금빛 연화대’(연화대는 부처상을 앉히는 자리를 뜻한다)에서 ‘금대’라는 이름이 비롯될 정도로 그 풍경이 장엄하고도 미려했던바, 금대암만큼 조선시대 지리산 유람록에 자주 등장하는 암자도 드물다고 한다

20여 년 전, 한국 불교에 귀의해 ‘서양인 승려’라는 이색적인 풍경으로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푸른 눈의 구도자 현각 스님, 그가 한국에 머물 때 수행했던 곳이 바로 지리산 깊숙한 곳에 자리한 천은사에서도 한참 떨어진 상선암이었다고 한다.

상선암에서 수행하던 현각스님이 자신의 염불 기도로 지리산에서 죽임을 당한 빨치산의 영혼을 달래주는 신비로운 체험까지 했다는 이야기를 그곳 스님에게서 전해듣는다.

책은 지리산의 역사가 우리네 삶의 역사임을 자주 상기시킨다. 그 역사에는 특히 지배에 대한 저항, 중심에 대한 변방의 정신이 지리산 속 암자에 서려 있다.

해인사의 말사인 법계사는 고려 말에는 왜군에 의해, 대한제국 시기에는 일본군에 의해 불에 탔다가 중창된 역사를 지니고 있으며, 천왕봉 부근의 천불암은 동학농민혁명 때 부상병 치료소이자 한국전쟁 중에는 빨치산의 야전병원이었다.

본래 지리산은 왕실과 귀족의 무대가 아니라 지방 호족과 민초의 터전으로 면면히 세월을 이겨내 왔다. 산세가 험해 수행을 위한 은둔의 땅이기도 했지만, 민란 세력이나 의병 혹은 화전민이나 유민 들까지 저항과 생존을 위해 굽이굽이 이어진 지리 능선 아래로 모여든 것이다. 그리하여 지리산 암자는 불교적 깨달음의 공간이 되는 동시에 우리의 역사와 문화까지 품는 인문의 산이 된다.

‘지리산 암자 기행’은 오로지 지리산 암자만을 대상으로 한 첫 단행본이다. 외딴곳에서 40년 넘게 홀로 수도하는 스님에게서 듣는 우번대의 유래, 살아 있던 모습 그대로의 모과나무를 구층암 승방의 기둥으로 쓴 무심의 경지가 일깨우는 자연의 멋. 단순히 스치고 지나가는 관광객이 아닌 경건한 수행자의 마음이 묻어 있는 기행문은 지리산 암자의 유래나 스님들에게서 직접 전해들은 암자의 전설을 놓치지 않는다. 번다한 세계 바깥에 점점 자리한 지리산 암자에서 불어오는 담박한 풍경 소리가 이 책에 담겨 있다.

▣ 지은이 김종길(필명 김천령)

길의 미식가이자 인문여행자다. 인터넷에선 필명 ‘김천령’으로 더 널리 알려져 있다. 20년 가까이 한반도의 남단과 동아시아의 변방을 떠돌며 그 흔적을 기록하고 있다. 열여덟 살에 홀로 지리산을 처음 찾았고, 어느 날 우연히 들른 암자에서 지리산 암자를 기록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에게 암자는 치유와 명상, 종교의 장소를 넘어 지리산의 역사와 문화, 정신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인문학 순례지였다. 이 책에 그 내용을 담았다.

EBS 〈한국기행〉 등 다수의 방송매체 자문과 출연, LH공사 등 기관 및 단체의 수많은 강연, 각종 매체 기고를 통해 한국의 문화와 여행의 기술을 전파하고 있다. 2008년부터 2015년까지 8년 연속 Daum-Tistory 파워블로거(여행 부문)로 활동했으며, 지은 책으로 『남도여행법』이 있다. 현재 경상대학교출판부 편집장이다.

 

정희나 기자 기자 jhn565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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