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그 제복의 무게에 대하여

  • 등록 2016.09.23 11: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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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권연홍 기자) = 신임경찰관으로서 치안현장의 최일선인 지구대에서 일한지 어느덧 1여년이 흘렀지만 시간이 지나갈수록 지역사회의 치안을 유지하기 위해 존재하는 경찰관으로서 입고 있는 제복의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다는 것을 몸소 깨닫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안타까운 점은 민중은 개돼지라는 실언을 하는 고위공무원, 스폰서검사장, 학교전담경찰관의 부적절한 성관계 등 극소수 공무원들의 그릇된 인식과 무책임한 언행들로 인해 공무원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신뢰를 저버리게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점이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수많은 경찰관들은 밤낮 구분없이 막중한 사명감을 가지고 하루하루 땀을 흘리며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 가치가 희석되지 않도록 공직자로서 어떠한 마음가짐을 지녀야 하는지에 대해 다산 정약용 선생의 저서 목민심서의 율기육조 칙궁(飭躬)편의 구절을 살펴보고자 한다.

『흥거유절(興居有節)하고 관대정칙(冠帶整飭)하여 이민이장(莅民以莊)은 고지도야(古之道也)니라』 - 절도있는 생활을 하고 복장은 단정해야 하며, 백성을 대할 때에는 장중한 태도를 취하는 것이 옛날의 도이다.

『공사유가(公事有暇)면 필응신정려(必凝神靜慮)하고 사량안민지책(思量安 民之策)하여 지성구선(至誠求善)이니라』 - 공사에 틈이 나면 정신을 집중하여 생각해서 백성을 편안하게 할 방책을 생각하며 지성으로 선을 찾아라.

『무다언(毋多言)하며 무폭노(毋暴怒)니라 - 말을 많이 하지 말고 갑자기 성내지 말라.

이런 옛 선조의 가르침을 되새기며 치안현장에서 주민들과 마주칠 때 건네는 나의 따뜻한 말 한마디와 공감을 가져다주는 진심어린 작은 행동 하나가 경찰조직 전체를 바라보는 잣대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마음에 새기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경찰관이라는 제복의 무거움에 대해 생각하게 된 가슴이 먹먹해지는 이야기를 소개하며 글을 마치려고 한다.

2015년 1월 26일 펜실베니아주에서 ‘순직’경찰관의 장례식이 펼쳐졌다. 많은 경찰관과 시민들의 추모를 받으며 떠난 경찰관은 다름 아닌 조이페버스(8)라는 어린아이였다.

조이는 많은 다른 아이들처럼 악당을 물리치는 정의로운 경찰관이 꿈인 평범한 소년이었다. 어느날 조이는 경찰관을 붙들고 “아저씨, 저 지금 경찰 시켜주면 안돼요? 더는 기다릴 수 없어요. 제발 부탁이에요”라는 말을 남기고 쓰러졌는데, 사실 조이는 ‘급성뇌종양’을 앓던 환자였던 것이다.

조이의 안타까운 사연을 들은 경찰관들은 조이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명예경찰 취임식을 열어 경찰관으로 임명했고 그 후 조이는 거리순찰 및 교통단속 등 정식 경찰임무를 수행했다.

하지만 조이의 병세는 금세 악화됐고, “엄마 나는 정말 행복했어요. 남들보다 빨리 내 꿈을 이뤘잖아요. 난 경찰이예요”라는 말을 남긴 채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병마와 싸워 생을 마감한 어린아이의 간절한 꿈이었던 경찰관이라는 직업을 평생의 업으로 삼아 우리가 착용하게 된 이 제복의 무게가 얼마나 무거운지에 대해 한번쯤 돌이켜봤으면 한다.

 

 

 

권연홍 기자 기자 gudwn3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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