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도민뉴스=백형찬 기자] 거창군수 선거를 앞두고 강제추행 의혹과 공직선거법 위반 논란이 동시에 불거지며 지역 정치권이 거센 후폭풍에 휩싸였다. 강제추행 피해를 주장한 당사자는 실명 공개와 집단적 비방으로 인한 2차 피해를 호소하고 있고, 다른 한편에선 사전투표소 인근에서의 악수 논란으로 선거법 위반 여부를 둘러싼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거창군의회 A 의원은 최근 거창군수 선거에 출마한 B 후보를 상대로, 과거 군수 재직 시절 강제추행을 당했다는 취지의 진정서를 경찰에 제출했다. A 의원은 “강제추행 피해를 주장하며 경찰에 진정을 냈지만, 이후 실명 공개와 집단적 공격으로 심각한 2차 피해를 입고 있다”고 토로했다.
B 후보 측은 즉각 반발했다. A의원의 주장을 “허위”라고 규정하고, A의원을 무고죄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 등으로 고소한 상태다. 양측의 법적 공방이 예고된 가운데, 논란은 B 후보 측의 대응 과정에서 한층 확산됐다.
A 의원 측은 “B후보가 피해 주장자의 실명을 언론과 단체대화방 등에 공개적으로 거론하며 사실상 여론재판을 유도했다”고 주장했다. 수천 명이 참여한 단체 대화방과 지역 온라인 공간에서 A 의원의 신상과 과거 이력이 반복적으로 공유되며, 명예훼손성 발언과 비방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A 의원 측은 “강제추행 피해를 주장한 여성이 오히려 정치공작 세력이나 음해 세력으로 몰리고 있다”며 “이는 전형적인 2차 가해이자 피해자 침묵을 강요하는 행태”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어 “강제추행 여부는 수사기관이 판단할 문제”라며 “피해를 주장했다는 이유만으로 공개적 조롱과 정치적 낙인찍기를 당하는 현실 자체가 또 다른 폭력”이라고 지적했다.
논란은 과거 사건까지 소환되며 더욱 증폭됐다. 11년 전 A 의원으로부터 강제추행 혐의로 고소를 당했던 전직 군의원이 기자회견을 열고 “과거 동일인으로부터 성추문 의혹 사건에 연루됐다가 경찰에서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지만 평생 따라다니는 주홍글씨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선거는 정책과 비전으로 평가받아야지 확인되지 않은 의혹이 판을 좌우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발언해 파장을 키웠다.
이에 대해 지역 여성계와 일부 군민들은 우려를 나타냈다. 한 지역 인사는 “설령 사실관계에 대한 법적 다툼이 존재하더라도, 피해를 주장하는 사람의 과거를 공개하며 집단적으로 공격하는 방식은 매우 위험하다”며 “과거 사건을 다시 끌어와 피해 주장자를 공격하는 것은 또 다른 상처를 주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A 의원 측은 “공직선거를 앞둔 시점이라는 이유만으로 피해자의 문제 제기 자체를 정치공작으로 단정하는 것은 피해자에게 침묵을 강요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진실은 수사와 법적 절차를 통해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C 후보는 사전선거 첫날인 지난 29일 오전, 거창읍사무소에 설치된 사전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뒤 대기 중이던 유권자들과 악수를 나누는 등 행동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C 후보는 사전투표 첫날 아침 일찍 투표소를 찾아 “투표를 마쳤습니다”라는 내용의 기사와 함께, 투표장을 찾은 유권자들과 대화하는 모습, 거창읍장과 나란히 서 있는 사진 등을 공개했다.
공직선거법은 투표소(사전투표소 포함)로부터 100m 이내에서 어떠한 형태의 선거운동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법 해석상 후보자가 투표소 100m 이내에서 유권자와 악수를 하는 행위는 유권자의 환심을 사고 지지를 호소하는 대표적인 선거운동 방식으로 간주돼, 명백한 위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일각에서는 해당 악수가 선거운동을 위한 의도적 행위였는지, 아니면 군민에 대한 통상적 인사에 불과했는지에 대한 판단은 아직 내려지지 않은 상황이라며, “결론이 나지 않은 시점에서 섣불리 선거법 위반으로 단정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그럼에도 선거의 공정성과 투표소 질서를 해칠 수 있는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한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는 데에는 대체로 이견이 크지 않다.
이 같은 정황을 근거로 B 군수 후보 선거대책본부는 해당 사안을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하고 신속한 조사를 촉구했다. 동시에 거창경찰서에도 진정서를 제출하며 법적 판단을 요구한 상태다.
현재 A 의원의 강제추행 피해 주장과 관련한 사건, 그리고 C 후보의 사전투표소 악수 논란은 모두 거창경찰서와 선관위에서 사실관계 조사를 앞두고 있다. 강제추행 의혹과 2차 가해 논란, 선거법 위반 공방이 뒤엉킨 이번 거창군수 선거가 어떤 결말을 맞게 될지 지역사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