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도민뉴스=백형찬 기자] 법무부가 수사·기소 분리와 검찰 직접수사권 폐지를 전제로 한 공소청 조직 설계를 마무리하고 관련 하위법령을 입법예고했다. 새로 출범할 공소청이 ‘수사는 중수청, 기소는 공소청’이라는 새로운 형사사법체계에서 소추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차질 없이 수행하도록 조직과 인력을 재편한 것이다.
법무부는 관계 기관 협의를 거쳐 정부조직법, 공소청법, 검사정원법에서 위임한 사항을 구체화한 ‘공소청과 그 소속기관 직제’(대통령령) 제정안과 ‘검사정원법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해 9월 9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이번 직제안에 따르면 공소청 조직은 본청·광역공소청·지방공소청 및 지청 체제로 구성된다. 공소청 전체 기구는 본청 1청장·1차장·6부·6국·30과·대변인실, 광역공소청 6청장·4차장·6부·14국·18과, 지방공소청 및 지청 42청장·33지청장·28차장·221부·138국·총 221과 등으로 짜였다. 인력은 검사 2,292명을 포함해 일반직·사무·운영직 등 8,412명 규모다.
수사권 폐지에 맞춰 검찰 조직은 대폭 손질된다. 우선 검사 수사개시 범죄 관련 정보 분석을 맡던 범죄정보기획관과 산하 2개 담당관이 전면 폐지된다. 중대범죄 수사권이 사라지면서 본청의 반부패부, 마약·조직범죄부는 통·폐합돼 ‘중대범죄부’로 재편된다.
중대범죄 현장 과학수사 기능이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으로 이관됨에 따라 검사장급 과학수사부(4과 체제)는 폐지되고, 차장검사급 ‘법과학기획관’(3과 체제)으로 축소된다. 이 부서는 교차감정, 증거 보존·분석 시스템 운영 등 공소제기 여부 결정과 공소유지에 필수적인 기능에 집중한다.
일선청의 직접수사 조직도 대폭 정리된다. 인지·합동수사부 등 직접수사 중심 부서 43개 부가 폐지되고, 이를 중대범죄전담부 29개 부로 통·폐합한다. 수·조사과 67개 과는 전면 폐지되며, 서울중앙지방공소청 제4차장검사와 대구·부산지방공소청 제2차장검사 직위도 없앤다. 중대범죄전담부는 더 이상 직접수사가 아닌, 수사기관의 중대범죄 수사에 대한 법률적 지원과 전문분야 사건 처리에 집중해 중대범죄 대응 역량의 단절을 막는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수사·기소 분리 이후에도 범정부 합동수사기구의 강점을 유지하기 위해 공소청 내에 합동수사 대응 전담부서를 둔다. 지방공소청의 중대범죄전담부 중 5개 부서는 중수청에 설치될 5개 합동수사과와 1:1로 대응해, 수사개시·영장 신청 단계에서 법률 판단과 증거수집 방향을 제시하고, 송치 이후 공소제기·공소유지 단계까지 수사기관과 협력하는 구조다. 국가적·사회적으로 중대한 사건이 발생할 경우에는 각급 공소청의 중대범죄전담부 등을 ‘합동수사단 전담부서’로 지정해 검사와 합동수사단이 실질적으로 함께 움직이도록 한다.
민생·사회적 약자 사건에 대한 대응도 강화된다. 공소청 본청 형사부에는 차장검사급 ‘형사기획관’을 신설해 전체 사건의 94%를 차지하는 일반 형사사건, 특히 서민 다중피해 및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에 대한 종합 대응을 맡긴다. 아울러 특별사법경찰에 대한 지도·조언을 전담하는 ‘특별사법경찰협력과’를 설치해 교육·자문 등 협력체계를 체계화한다.
경미한 민생사건을 신속 처리해 온 ‘검사직무대리’ 제도도 공소청 체제에서 유지된다. 고경력 4·5급 형사법무직이 검사 직무를 대리해 사건을 처리하는 이 제도는 전체 사건의 16.7%를 담당하고 있으며, 배당 후 7일 내 75.5%, 1개월 내 99.1%를 처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무부는 공소청에도 검사직무대리 122명을 유지하고, 처리 대상 죄명을 확대하는 대통령령 개정을 병행 추진 중이다.
새 체계에서 핵심 역할로 꼽히는 ‘사법통제부’는 각 지방공소청에 신설된다. 현재 불송치 사건은 송치사건과 함께 일반 검사실이 처리하고 있어 미제 증가 속에 충분한 기록 검토가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다. 개정 형사소송법상 검사의 보완수사권이 폐지되는 상황에서, 불송치 사건의 적법성과 적절성을 전담 점검하는 부서를 두어 부실수사·사건 암장 우려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사법통제부는 불송치 사건을 전담 검토하면서, 개정 형사소송법에 새로 도입되는 ‘사실관계확인’ 제도를 적극 활용해 송치사건과 동일한 수준으로 기록을 들여다본다. 필요시 재수사를 요구하고, 위법·부실 수사에 대한 책임처리도 맡는다. 또 검사의 보완수사요구나 시정조치요구를 사법경찰관이 정당한 이유 없이 따르지 않은 사건은 사법통제부에 재배당해, 이행 여부를 객관적으로 점검한 뒤 통일된 기준에 따라 직무배제·징계를 요구하는 구조를 만든다. 아울러 항고청에서 재기결정된 불기소 사건,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 기록·등재 의무 준수 여부 점검 등도 담당해 국민 피해구제의 사각지대를 줄인다는 계획이다.
공소청의 본래 기능인 형집행·공판·송무·범죄수익환수 기능도 대폭 보강된다. 본청에서는 공판·범죄수익환수·형집행 기능 간 연계를 강화하기 위해, 기존 마약·조직범죄부 소속이던 범죄수익환수과를 공판송무부로 이관한다. 일선청에는 자유형 미집행자 검거와 송무지원을 전담하는 ‘공소사무과’ 11개를 신설해 형 집행을 강화하고, 피해자 추가 피해를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범죄수익환수 기능은 서울중앙·서울남부·부산지방공소청에 설치될 범죄수익환수부·과(3부·3과)를 중심으로 강화된다. 이 조직은 송치에서 기소·공판·집행·피해자 환부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은닉재산을 추적·동결하고, 피해자에게 신속히 환부하는 역할을 맡는다. 2026년 8월부터 시행될 ‘독립몰수제’ 도입에 대비해 관련 업무 프로세스도 조기에 구축한다. 독립몰수제는 범인이 사망하거나 국외 도피, 소재불명 등으로 기소·처벌이 어려운 경우에도 범죄수익만을 별도로 몰수·추징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법무부는 사법통제부, 중대범죄전담부 등 새로 신설·개편되는 부서에 대해 관계 규정에 따라 3년 이내 평가기간을 두고 업무량·성과·실적을 점검할 계획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입법예고 기간 동안 관계기관·전문가·국민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제·개정 절차를 신속히 마무리하겠다며, “공소청이 새로운 형사사법체계에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소추기관으로 안착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