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도민뉴스=백형찬 기자] 지방 도시의 소멸 위기가 현실화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김홍섭 의원이 일본의 성공적인 도시 재생 사례를 바탕으로 거창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김 의원은 일본 연수 후 열린 국회 연설에서 "도시는 건물로 변화하지 않습니다. 도시는 사람으로 변화합니다. 그리고 사람은 머물고 싶은 곳에만 머뭅니다"라며 일본의 나가사키현과 사가현 다케오 도서관의 사례를 들어 지역 사회에 경종을 울렸다.
거창의 도심은 침체되고, 빈 점포가 늘어나며, 청년과 가족이 도시를 떠나고 있는 상황이다. 김 의원은 이러한 현실에 대응하기 위해 일본의 '마치부라 프로젝트'와 다케오 도서관의 사례를 소개했다. 나가사키현의 마치부라 프로젝트는 도심의 방치된 건물과 골목, 빈 점포를 '지역의 보물'로 재해석하여 주민, 상인, 행정이 함께 사업을 기획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접근법은 도시의 시설을 새롭게 짓기보다는 고치고 연결하는 데 중점을 둔다. 이를 통해 작은 가게, 장인 공방, 로컬 카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걷는 경험'으로 묶어 방문자 수와 체류 시간을 늘리는 데 성공했다.
또한, 사가현의 다케오 도서관은 단순한 도서관의 개념을 넘어, 카페, 서점, 로컬 상점, 문화 프로그램 등을 결합하여 지역의 지식과 문화 중심지로 재탄생했다. 이 도서관은 시민 방문을 10배 이상 증가시키며 지역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책을 읽고, 문화 활동과 소비가 증가하는 변화를 이끌었다.
김 의원은 이러한 사례를 바탕으로 거창의 현실에 맞는 실천 가능한 정책을 제안했다. 첫째, '마치부라형 로컬 스팟 프로젝트'를 추진하여 빈 점포와 노후 건축물 등 유휴 공간을 로컬 창업·공방·체험 공간으로 전환하고, 지역 농산물, 예술, 먹거리, 역사 콘텐츠를 '걷는 동선'으로 연결하는 것을 제안했다. 둘째, 공공도서관을 '머무는 생활문화 공간'으로 재설계하여 독서, 카페, 북스토어, 강연, 야간 운영 등 다양한 기능을 포함시킬 것을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주민, 상인, 청년이 기획하고 행정이 지원하는 새로운 거버넌스를 통해 도시 재생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시의 경쟁력은 인구 숫자가 아니라 사람이 머무는 시간입니다"라며 김 의원은 사람이 즐겁게 머무는 도시, 배우고 느끼는 도시, 소비가 순환되는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나가사키의 골목과 다케오의 도서관이 보여준 길을 우리도 우리 방식으로 현실화할 수 있다는 희망을 제시하며, 김 의원은 이번 제안이 거창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는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정책 제안이 지방 도시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경쟁력 회복에 기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